Jan 28, 2011

여름아, (Dear. my summer, )



신비롭고도 자연스럽게 흐르던 나의 2007년 여름도 이제 서서

히 그 끝을향해 느릿느릿 기어간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시간이란 언제나 빨리 흐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게 보통일테지만 이번만큼은 예외라고 해두자.


진심(眞心)으로 가득 했던 나의 여름아,

가슴이 간지럽도록 웃었고,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눈물을 쏟았고,

가슴에서 솟구치는 분노가 뜨겁다는 걸 새삼 느꼈던,

나의 2007년의 여름아,

곧 싸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무엇을 어찌할꼬?

내 배꼽아래로 숨겨주면, 나와 영원히 있어주겠니?

유난히도 느리던 2007년의 여름아,

가을이 두려운 나는 바보가 된 느낌이랄까. 

2007.08.24 

무제 (untitled)

나는 목마른 우물입니다.
목을 축여도 축여도 가실줄 모르는 나의 갈증을 사랑합니까?

소리없이 그대의 꽁무니를 쫓는 나는 그대의 발자국 입니다.
나는 영영 현재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까?

산 너머 강 건너 굴러굴러가는 돌멩이가 허밍을 시작하는 지금
나는 명상에 잠기렵니다


2007.09.19

재생 (replay)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는 기억은
믿을 게 못된다고 본다.

되풀이된 만큼
실제가 사그라지니까,
결국 가슴속에 남는 다는 "표현"은
기억이 공상이 되었다는 고백이 아닐까?

그러다가 종종,
- 개미의 다리가 여섯개라는 "현실" 속에서 -
신선함을 잃은
편안해진 향이
어색해질 때가 있다.  

발가벗은 기분이 든다.
다시 중학생이 된 것처럼 -

비가 쏟아지는 날에
삐걱거리는 계단을 차곡히 밟아본다.

젖은 의자에 앉는것도
그리 불쾌한 일이 될 수가 없다,

그저 바지에 젖을 물방울처럼...

2009.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