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6, 2013

간디에서 꼭 1년 반이 지난 2013년 6월....

나의 존재가 딸기에 박힌 씨앗만큼 작게 느껴진다.
점 점 내면의 빛을 잃어가는게 두려워진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작년과는 사뭇 다르게 쳐져있는 내 모습을 보며
나의 영혼은 어디로 꺼지고 있는지, 손에는 안개의 물방울만 스칠 뿐이다.
그리 무서워 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다독여본다.
그저 검은색 터널이 너무 길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처음 간디에 착륙했을 때는 질문이 있었다.
한 공동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어떤 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어떻게 하나의 프로젝트가 되고
그것이 어떤 형태로 삶의 연속성의 일부가 되는지....?

항상 틀에 박혀 온 삶을 산지라 그것이 궁금해서 간디에 왔다.

1년이 지나면서 하나의 아이디어가 실천으로 옮겨지는데 까지는
양 쪽의 의견조율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하나의 생각이 실제로 옮겨지기까지는
아이디어의 탁월함과 더불어
사람과 사람간의 긴밀한 신뢰관계가 핵심적 요소라는 것 같다.
없는 것을 시도해 본다는 것은
틀에 박힌 것에 응하는 것보다 배의 끈기와 용기, 그리고 상상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내가 가지고 있는 질문은?

사랑이 메마른 분위기에서 어떻게 스스로의 샘을 솟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안의 밝음을 꺼트리지 않을 수 있는지....
더불어 밝으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게 올 여름 나의 숙제다

Apr 20, 2013

김지하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을 혼자 못 가지듯이
 
밥은 서로 나눠 먹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듯이
 
밥은 여럿이 같이 먹는 것
 
밥이 입으로 들어갈 때에
 
하늘을 몸속에 모시는 것
 
밥이 하늘입니다
 
아아 밥은
 
모두 서로 나눠 먹는 것
 
 
 
 

2012.4월.간디학교 주를 여는시간

왜 난 한국에 왔을까?
 
 
미국 수돗물 맛에 적응이 안되서
메마른 나의 뿌리에 물을 주려고
어울려 살고 싶어서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신명'을 배우기 위해서
한국 사람의 넋두리를 듣기 위해서
나는 너무 한국적이라서
 
뱀처럼 늘어진 화성성벽의 동선을 잊지 못해서
 
남자를 떠받드는 한국 풍습에 반항하기 위해서
노인을 모시는 풍습이 숭고하다고 느껴져서
 
내가 좋아하는 떡이랑 고구마랑 배를 실컷 먹으려고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표현하고 싶어서
막걸리 한잔에 트이는 구수한 이야기를 들으러
한국아줌마들의 사회혁명에 가담하려고
나는 주책바가지가 되려고
앞에서보다는 뒤에서 걷고 싶어서
혼자보다는 함께 전진하고 싶어서
 
미국사회의 자유가 너무 헐렁하게 느껴져서
화려한 것을 기피하기 위해서
촌스럽게 살고 싶어서
 
내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거부하기 위해서
큰 평화보다는 작은 평화를 실천하고 싶어서
 
나의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서
 
된장처럼 발효되고 싶어서
삶은 평범하니까
혼자 사는 삶은 평범하지만 더불어사는 삶은 특별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