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1, 2015

사라진 플룻

플룻이 나로부터 훨훨 날아갔다

지금으로부터 2년 반 전에 구입한 플룻.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중고나라에서 싼 맛에 (단 돈8만원) 급하게 구입한 녀석. 출생도 출생년도도 지나온 과거도 모른 채 카드결재 해 소포로 날라온 녀석은 음 하나가 소리가 아예 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몇달을 같이 보내니 어느 날 소리가 나더군 ? 신기해서 그 이후로 애정을 조금 갖게 되었고 연습하다보니 소리 색깔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역시 후졌어' 라고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사실 악기가 이렇게 사람 손을 탈 줄은 몰랐다. 애정을 주면 줄수록 플룻음색은 나에게 미미하게나마 좋아지는 소리로 답해주었다.

그러던 며칠 전이사를 했는데 플룻만 사라졌다. 정말 어떻게 된걸까? 크게 마음을 쓰지않은 클라리넷 기타, 대나무 피리들은 다 무사히 도착했는데 내가 애지중지하던 플룻만 없다. 누가 가져갔을까? 내가잃어버렸을까? 차 내부 바닥을 샅샅이 뒤지고 또 뒤지고, 이사하기 전 집도 샅샅이 뒤지고 (이미 깨끗해서 뒤질게 없었지만), 이사 온 공간도 보고 또 봤지만 없다

집 밖으로 가져간 적이 없는데 어디로 간걸까… 
꼬진 플룻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너무 많이 투덜댔더니 도망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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