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선이 존재한다는 것은
어딘가에 필시 그 울림이 존재한다는 걸 뜻한다고 믿는다.
허공을 감싸는 둥근 선,
허공의 무게가 버거워 찌그러진 선,
허공을 벗어나려는 아쉬움의 끝자락에 매달린 선.
선들은 서로를 울리고 팅기며
시간과 공간의 틈새에서 끊임없이닳아간다.
어느 적적한 날, 호숫가의 허공을 가르는 - 미끼가 대롱대롱한 - 기다림의 선은
결국 기타가 퉁겨내는 굵은 떨림보다 성숙한걸까?
떨림은 파동을 일으키고, 그 파동에 주위의 선들은 동요한다.
‘떨린다,’라는 표현은 반대적 상황에서 쓰인다
마음이 불안할 때 아니면 눈물이 날만큼기쁨으로 충만할 때.
정작 현실의 심장은 쉼 없이떨고있다.
서로다른 떨림이 일치하게 된다면, 단 한 숨동안만이라도.
떨림은 진공에 다른다. 하지만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저나의 미미한 떨림이 이웃하는 선에 닿을수만 있다면, 그것 또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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